Page 181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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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록 181


                 “의자를 알았다면 머리 깎고 발을 씻어도 좋으리라.그렇긴 하
               나 잘못 이해한 자가 많다.”



               21.

               스님이 다리를 앓아 한 스님이 문병을 드리자 이렇게 말씀하
            셨다.

               “사람이 아닌 사람이 올 때는 움직일 수 없고,완전한 사람
            [至人]이 올 때는 움직여지지 않는구나.말해 보라.불법에서는
            이런 경우를 무어라고 해야겠느냐?”

               “ 스님께서는 우선 좀 기뻐하십시오.”
               스님은 긍정하지 않고 스스로 그와는 달리 말씀하셨다.
               “스님께서는 오늘 좀 덜하신 듯도 하군요.”




               22.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티끌만큼 많은 오랜 세월부터 있어 온 일입니까?”
               “ 모든 것이 지금에 있다.”




               23.
               도생(道生)법사가 말씀하시기를,“허공을 두드리니 메아리가

            일어나고 목어(木魚)를 치니 소리가 없구나”하였는데,스님께서
            언젠가는 재(齋)를 알리는 목어소리를 듣고 시자에게 말씀하셨다.

               “이 소리를 들었느냐.조금 전에 들었다면 지금은 듣지 못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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