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6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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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 임제록․법안록


               이왕은 그 뜻을 단박에 알았다.



               30.

               스님께서 시중(示衆)하셨다.
               “이렇게 잠시 모인 여기가 그대들의 큰방이며,잠시 모인 여

            기가 가장 높은 삼문(三門)이며,잠시 모인 여기가 그대들의 요
            사채이다.여기서 다시 그대들의 잘못이라 한다면 달리 뾰족한
            수가 있겠느냐?”

               법회에 있던 몇몇 노스님들이 각각 이렇게 대꾸하였다.
               “모든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신다 해도 이 방편을 쓰셨을 것

            입니다.”
               “ 오늘 글의 뜻[章義]을 떠났습니다.”
               “ 그대가 말하는 그곳이란 어느 곳인가?”

               “ 등불을 켜는 등(等)상좌가 온 지 오래입니다.”
               “ 어느 곳에 모일까요.”



               31.

               스님께서 문도들에게 말씀하셨다.

               “조주(趙州:778~897)스님께서 ‘헛수고하지 말라’고 하셨는
            데,정말 좋은 말씀이다.어째서 예전 그대로 하질 않느냐.세간
            법은 문이 있는데 불법인들 어찌 문이 없으랴 하여,이로부터 예

            전 같지 않게 되었다.그러므로 모든 부처님과 조사들은 예전 그
            대로 하는 데서 체득했을 뿐이다.마치 초저녁에 울리는 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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