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2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P. 182
182 임제록․법안록
것이며,지금 듣는다면 조금 전에는 듣지 못했으리라.알겠느냐.”
24.
우물 뚜껑을 열다가 모래흙이 물구멍을 막아 버리자 이렇게
말씀하셨다.
“물구멍이 뚫리지 않는 것은 모래에 막혔기 때문이지만,도
안(道眼)이 통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에 막혔기 때문이냐?”
대꾸가 없자,스님 스스로 대신 말씀하셨다.
“눈[眼]에 막혀서이다.”
25.
한 스님이 흙 나르는 것을 보고 흙 한 덩이를 그 짐 위에 올
려놓으면서 말씀하시기를,“내가 그대를 돕는 걸세”하니 “스님
의 자비에 감사합니다”하였다.
스님이 긍정하지 않자,어떤 스님이 달리 말씀하시기를,“스
님께서는 그게 무슨 심보요?”하자,스님은 거기서 그만두었다.
26.
상당하여 말씀하셨다.
“여러 스님네들이여,날씨가 차가운데 무엇 때문에 올라왔느
냐.말해 보라.법문을 들으러 올라와야 좋겠는가,올라오지 말아
야 좋겠는가.한 사람은 ‘올라오지 않는 것이 더 낫겠습니다.어
느 곳인들 옳지 않겠습니까.올라와서 더 무엇을 하겠습니까’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