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7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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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록 187
실낱만큼도 차이를 보이지 않아야 좋을 것이다.종소리가 들릴
때는 잡소리가 전혀 없는데,그것은 때 맞춰 울리기 때문이다.
무심(無心)스님이 말하기를,“죽는다 해도 아주 죽을 수는 없
다.모든 것을 그만두고 옛날같이 하지 않는 것일 뿐이다”하였
다.
홀연히 때아닌 종소리가 들릴 땐 모든 사람들이 다 놀라면서
‘종이 괴이하게 울린다’고 한다.‘또 오늘부터 초여름[孟夏]이니
점점 무더워진다’고 한다면 옳지 않으니,하루쯤 지나야 얼마나
더워졌는지를 비교할 수 있다.5월 초하루에 그렇게 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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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이 된다.모름지기 비교함은 실낱만큼이라도 방편 가운데
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그대들에게 때가 아
니라고 말하는 것은 속임수가 되므로.고로 예전과 같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다.
보공(寶公)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잠시라도 스스로를 긍정하
여 찾으려 하지 않았다면 역겁(歷劫)인들 어찌 오늘과 달랐겠는
가’라고 하였다.알았느냐.오늘이 진겁(塵劫)일 뿐이다.
옷 입고,밥 먹고,행주좌와하며 아침저녁으로 법문을 청하는
것을 모두 예전대로 한다면 바로 일없는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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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께서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도를 보겠다는 데 목표를 두고,그것을 알려고 노력해야 큰
*초여름[孟夏]은 음력 4월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