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8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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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임제록․법안록
지혜를 터득할 수 있다.아직 그렇게 되지 못했다면 3계(三界)에
서 애착하는 일들을 몽땅 떨어버려야 하니,털끝만큼이라도 남
아 있으면 아직 덜된 것이다.
예를 들자면 너희들이 꿈속에서 화를 내지 않으면 기뻐하는
것이 3계의 혼침(昏沈)과 산란(散亂)이며,익숙한 경계에서 정신
을 차리지 않는 것도 혼침과 산란이다.그것은 대체로 그대들이
혼란하기 때문이니 옛사람은 이를 ‘허깨비를 끼고 다닌다’고 하
였다.
금은 진짜 순금이나 광석 속에 묻혀 있는 데야 어찌하랴.이
것을 꿰뚫어볼 수 있는 것은 그대들의 힘이다.한편 이렇게 관
찰해 내지 못한다면 정토에 있다는 누대(樓臺)와 전각이 다 무
슨 소리겠느냐.
성인이라 해서 반드시 언제까지고 그대들의 손을 잡아 주라
는 법은 없고,그대들도 반드시 그것을 의지해서 가라는 법도
없으니,그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33.
스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지극한 이치는 말과 생각을 잊었으니
어찌 비유로 똑같이 설명할 수 있으랴
서리 내린 밤,달은 내려와
무심히 앞 시내에 떨어지는데
과일 익으니 원숭이 덩달아 살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