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3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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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록 193
부르겠소?”
오공스님은 “향숟가락입니다”하였는데 스님은 긍정하질 않았
다.오공스님은 그 뒤 20여 일이 지나서야 이 말을 알게 되었다.
4.
하루는 상당하자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조계근원의 물 한 방울입니까?”
“ 이것이 조계근원의 물 한 방울이다.”
그 스님은 망연하여 물러갔는데 그때 천태 덕소(天台德韶:
891~972)스님이 곁에 앉아 있다가 활짝 깨달았다.그리고는 깨
달은 것을 스님께 말씀드렸더니,스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뒷날 국왕의 스승이 되어 조사의 도를 빛낼 것이니
나보다 낫겠다.”
천태스님은 그 뒤 이런 게송을 지었다.
통현봉(通玄峯)꼭대기는 인간세상이 아닌데
마음 밖에는 아무것도 없으니 청산이 눈에 가득하구려.
通玄峯頂 不是人間
心外無法 滿目靑山
스님은 이 소문을 듣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이 한마디 게송이 우리 도를 일으키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