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5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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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록 205
스님께서 대신 말씀하셨다.
“은혜 갚을 만한 사람은 아닙니다.”
13.
관리가 한 스님에게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자,무간(無揀:이
것저것 가림이 없다는 뜻)이라고 하였다.
그러자 관리가 말하였다.
“모래 한 사발을 불쑥 스님께 드린다면 어찌하시겠습니까?”
“ 그대의 공양에 감사드립니다.”
스님께서는 달리 말씀하셨다.
“그래도 이것저것 가리는 짓이다.”
14.
옛날 고려(高麗)에서 전당(錢塘)에 찾아와 관음보살을 조성하
고서 배에 실으려고 들어올렸는데 꼼짝도 하지 않았다.그리하
여 명주(明州)개원사(開元寺)에 봉안하기를 청하였다.
그 뒤에 어떤 사람이 문제를 제기하였다.
“어디든지 다 몸을 나타낸다 하였는데,관음상이 어찌하여
고려에 가지 않았겠는가?”
장경 혜릉(長慶慧稜)스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디에나 몸을 나투시나 모습을 보는 데서 치우침이 나왔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