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0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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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임제록․법안록
까?”
“ 도리어 허공이 강의를 하는군.”
양좌주가 옷소매를 떨치며 나가자,마조스님이 “좌주”하고
불렀다.양좌주가 머리를 돌리자,마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태어나서 늙도록 이것뿐이라네.”
양좌주는 여기서 깨달은 바가 있었다.
스님께서는 이를 들려주시며 말씀하셨다.
“그들 옛사람이 그러한 자비로 사람을 가르쳤던 일을 보라.
요즈음은 어떻게 이해하여야겠느냐.여기서 머리를 모으고 망상
을 부리지 말라.”
23.
부용(芙容)스님이 귀종(歸宗)스님을 찾아뵙고 물었다.
“무엇이 부처입니까?”
“ 내가 말해 준다면 네가 정말 믿겠느냐?”
“ 스님의 진실한 말씀을 어떻게 감히 믿지 않겠습니까?”
“ 바로 그대이니라.”
“ 어떻게 간직[保任]해야 합니까?”
“ 눈병이 한번 나면 허공꽃이 어지럽게 어른거린다.”
스님께서는 이를 들려주시며 말씀하셨다.
“만일 뒷말이 없었다면 무엇을 보고 귀종스님인 줄 알았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