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9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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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록 209
21.
등은봉(鄧隱峯)스님이 양주(襄州)파위의당(破威儀堂)에 살면
서 속옷만 입고 다듬이돌 옆에서 방망이를 들고 말씀하셨다.
“말을 한다면 때리지 않겠다.”
대중들이 말이 없자,등은봉스님은 그 자리에서 한 방씩 후
려쳤다.
스님께서 이를 들려주며 말씀하셨다.
“등은봉은 정말 이상하구나.때렸는데 맞지 않았구나.”
다시 말씀하셨다.
“그때 한 중이 우연히 나왔다.”
22.
양좌주(亮座主:좌주는 강사를 높여 부르는 말)가 마조(馬祖)
스님을 참례하자,마조스님이 물었다.
“무슨 경전을 강의하는가?”
“ 심경(心經) 을 강의합니다.”
“ 무엇을 가지고 강의하는가?”
“ 마음을 가지고 강의합니다.”
마조스님은 말하였다.
“마음은 솜씨 좋은 광대와 같고,의식은 그것을 부리는 자와
같은데 어떻게 경전을 강의할 줄 알겠는가.”
“ 마음이 강의하지 못한다면 허공이 강의를 한단 말씀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