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2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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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임제록․법안록


               26.

               염관스님이 불자를 세우며  화엄경 을 강의하는 스님에게 물
            었다.
               “이것은 몇 번째 법계(法界)인가?”

               강사가 끙끙 앓는데 염관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생각하여 알 수 있고 사유해서 이해할 수 있다면 귀신의 굴

            에서 살 궁리하는 걸세.햇빛 아래 외로운 등불이 과연 빛을 잃
            는군.”



               스님은 이를 들려주면서 대신 손뼉을 세 번 쳤다.



               27.

               대자 환중(大慈寰中:780~862)스님에게 한 스님이 떠나겠다
            고 인사하자 이렇게 물었다.

               “어디로 가려느냐?”
               “ 강서로 가렵니다.”
               “ 나도 데려갈 수 있느냐?”

               “ 스님 아니라 스님보다 더한 사람이 있다 해도 데려가지 못
            할 것입니다.”



               스님께서 이를 들려주시며 대신 말씀하셨다.
               “스님이 가신다면 제가 삿갓을 가져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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