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4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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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임제록․법안록
은 대꾸가 없었다.
스님은 이를 들려주며 대신 깔깔 웃었다.
31.
한 스님이 조주스님에게 물었다.
“스님께서는 ‘세계가 파괴될 때에도 이 성품은 부서지지 않
는다’고 하셨다던데,무엇이 그 성품입니까?”
“ 사대오음(四大五陰)이라네.”
“ 그것도 부서지는 것인데요.무엇이 그 성품입니까?”
“ 사대오음이라네.”
스님께서 이를 들려주며 말씀하셨다.
“그것은 하나인가 둘인가.부서지는 것인가 부서지지 않는
것인가?자,어떻게 이해하겠느냐.한번 판단해 보라.”
32.
비마암(秘魔菴)스님은 항상 나무집게 하나를 가지고 있다가
납자들이 찾아와 절하면 그때마다 목덜미를 찝으면서 말하였다.
“말을 한다 해도 찝어 죽일 것이며,말을 하지 못한다 해도
찝어 죽일 테다.얼른 말하라.얼른 말해.”
학인들 중에 대꾸하는 사람이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