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5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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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십규론 235


            幢)을 세우고 부처님을 대신하여 법을 펴는 것이 쉬운 일이겠는
            가.

               듣지도 못했는가.운문(雲門)스님께서 “온 나라를 통틀어 화
            두 드는 사람 하나를 찾아보아도 찾기 어렵다”라고 하셨던 것
            을.

               또 듣지 못했는가.황벽(黃檗)스님께서 “마대사(馬大師)가 80
            여 명의 선지식을 배출하였으나 물었다 하면 모조리 평범한 경

            지일 뿐이고,유일하게 여산(廬山)스님이란 분이 그래도 약간 나
            은 편이다”라고 하셨던 것을.
               이로써 이 자리에 앉아 법령을 드러내고 강령을 제창할 줄

            알면 바로 완성된 종장(宗匠)이라는 점을 알겠다.어떻게 그런
            줄 아는가.듣지도 못했는가.옛사람이 말하기를 “싹을 보면 토

            질을 알고 말하는 것을 보면 사람을 알아내니,눈을 깜짝이고
            눈썹을 치켜올리기만 하면 벌써 간파해 버린다”라고 했던 것을.
            하물며 남의 모범이 되어서 삼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4.대답에서 경계를 보지 못하고 종안(宗眼)도 없다


               생각건대 종사라면 우선 삿됨과 바름을 분별해야 한다.삿된
            지 바른지가 판가름났다면 이제는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

               또 말을 할 때는 종지를 보는 안목을 겸하여 응수하는 기봉
            이 각각 서로를 저버리지 않아야 한다.이렇게 말 속에서 사사
            로움이 없다고는 하나 역시 말을 빌려 그 속에서 정확한 뜻을

            분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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