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6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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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6 임제록․법안록
조동(曹洞)은 동시에 북 치고 노래하는 것으로 작용을 설명하
였고,임제(臨濟)는 자재하게 뒤바뀌는 것으로 본체를 설명하였
다.또한 소양 운문(韶陽雲門)은 하늘땅을 덮고 많은 흐름을 끊
었다 하였으며,위앙(潙仰)은 둥글고 모난 것이 가만히 계합한다
하였다.
그것은 마치 골짜기가 소리에 대답하고,관문에서 부절(符節)
이 맞듯 하여 비록 법식에는 차별이 있었으나 원융하게 회통하
는 데 있어서는 막힘이 없었던 것이다.
요즈음,종사는 바탕을 잃고 학인은 배울 곳이 없어 너다 나
다 하는 생각으로 기봉을 다투고 생멸을 깨닫는 것을 얻은 바라
여긴다.그러니 중생을 지도하는 마음이 어디에 있겠으며,삿됨
을 타파하는 지혜를 얻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방(棒)과 할(喝)을 어지럽게 써대면서 “덕산[德橋]과 임제(臨
濟)를 참례했다”고 자칭하며,원상(圓相)을 서로 꺼내면서 “위산
(潙山)․앙산(仰山)을 심오하게 통달했다”고 한다.그러나 대답
에서 이미 종지를 결판내지 못했는데 작용할 때라고 어떻게 요
긴한 안목을 알겠는가.여러 소인들을 속이고 성현을 기만하여,
곁에서 구경하는 사람에게 비웃음을 당하고 현세에서 죄보를 부
른다.
그러므로 일숙각(一宿覺)이 말하기를 “무간 지옥의 업보를 부
르지 않으려거든 여래의 바른 법륜을 비방하지 말아라”하였던
것이다.
위와 같은 무리들은 다 거론할 수 없을 정도이니 그들은 단
지 스승에게 받은 것을 탈취할 뿐 자기 견해라고는 도대체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