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7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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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문십규론 237


            다.붙들 만한 근본이 없어 업식(業識)이 망망하니 저절로 가련
            하다.과보를 받아내기가 어렵겠구나.



               5.이사(理事)를 어그러뜨리고
                 청탁을 분간하지 못하다


               생각건대 일반적으로 조사와 부처의 종지는 이치[理]와 현상
            [事]을 동시에 갖춘다.현상은 이치를 의지해서 성립하고 이치는

            현상을 빌려 밝혀지니 이치와 현상은 눈과 발이 서로 의지하는
            것과 같다.가령 현상만 있고 이치가 없다면 막혀서 통하지 못

            하고,이치만 있고 현상이 없으면 어지럽게 퍼져 돌아갈 곳이
            없다.
               그것이 둘이 아니게 하고 싶은가.중요한 점은 원융이다.조

            동(曹洞)의 가풍에서처럼 편정(偏正)과 명암(明暗)을 시설하고,
            임제(臨濟)는 빈주(賓主)와 체용(體用)을 세운다.이렇게 방편을

            세우는 일은 서로 다르나 맥락은 서로 통하여 다 받아들이므로
            움찔했다 하면 모두 모인다.
               또 법계관(法界觀)에서도 이사(理事)를 빠짐없이 논하여 자성

            이 색(色)이니 공(空)이니 하는 것을 끊었다.그것은 가없는 성품
            바다를 한 털끝에 받아들이고 지극히 큰 수미산을 겨자씨 하나

            에 간직하기 때문이다.
               이는 성인의 도량으로 그렇게 되게 한 것이 아니라,진실한
            법 자체가 원래 그러한 것이며,또 신통변화로 나타낸 것이 아

            니라 본래면목[誕性]을 미루어 부합한 것이다.그것은 다른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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