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8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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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임제록․법안록
붙어서 구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마음에서 지어내어 부처와 중
생이 모두 평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혹 그 뜻을 모르고 허망하게 논하면 더러운지 깨끗한
지를 분간하지 못하고 잘못된 것도 가려내지 못하여 자재[回互]
한 데서 편(偏)․정(正)이 막히고,본래 그러한[自然]데서 체용
이 뒤섞이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이를 한 법도 밝히지 못하여
가는 티끌이 눈을 가렸다 하는 것이니,자기 병도 다 끊지 못
하였는데 다른 사람의 병을 어떻게 치료하겠는가.
매우 자세히 살펴야 할 것이니 실로 작은 일이 아니다.
6.도태를 거치지 않고 억측으로
고금의 말씀을 단정하다
생각건대 총림에 들어와 참구하는 납자라면 반드시 선지식을
선택해야 하며,다음으로 도반을 가까이해야 한다.선지식은 길
을 가리켜 주는 일이 중요하고 도반은 절차탁마 해주는 일이 소
중하다.
자기 자신만 깨치려 한다면 무엇으로 후학을 열어 주겠는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드날리고 중생을 이끌어 이롭게 하는 그 의
도가 어디에 있겠는가.저 옛 스님들을 보라.산에 오르고 바다
를 건너면서 생사를 피하지 않았다.한두 번의 기연에 실낱만큼
이라도 의심스러운 점이 있으면 반드시 결택하여 분명히 하기를
중요하게 생각하였다.그리하여 참과 거짓의 기준이 되고 인
간․천상의 안목이 되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