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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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제록 49
다.나의 법문은 천하의 누구와도 같지 않다.가령 문수․보현
이 와서 바로 눈앞에 각기 몸을 나투어 법을 묻는 경우 ‘화상께
묻습니다’하자마자 나는 벌써 알아차려 버린다.또 그저 편안
히 앉아 있는데 한 납자가 찾아와 만나 볼 때도 나는 다 알아차
리고 만다.어째서 그런가?나의 견처는 다른 사람들과 달라서
밖으로는 범이다 성이다 하는 생각을 내지 않고 안으로는 근본
자리에도 머무르지 않으며,꿰뚫어보아서 다시는 의심하거나 잘
못되지 않기 때문이다.”
道流 야 把得便用 이요 更不著名字 니 號之爲玄旨 니라 山僧說法 은
與天下人別하니 祇如有箇文殊普賢 이 出來目前하야 各現一身問
法하되 纔道咨和尙하면 我早辨了也 니라 老僧이 穩坐 에 更有道流
하야 來相見時 我盡辨了也 니 何以如此 오 祇爲我見處別 하야 外
不取凡聖 하며 內不住根本 하야 見徹 하야 更不疑謬 니라
4.불법은 평상 그대로이다
스님께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도 배우는 이들[道流]이여!부처님 법은 애써 공부할 것이
없고 그저 평상대로 아무 일 없는 것이다.똥 싸고 오줌 누며,
옷 입고 밥 먹으며,피곤하면 눕는다.어리석은 사람은 나를 비
웃겠지만 지혜로운 이는 알 것이다.옛사람이 말하기를,‘밖으로
공부를 하는 사람은 도대체가 바보들이다’라고 하였다.그대들
이 어디를 가나 주인공이 되기만 한다면 선 자리 그대로가 모두
참되어서 경계가 다가온다 하여도 그대들을 어지럽히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