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선림고경총서 - 12 - 임제록.법안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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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임제록․법안록
설령 묵은 습기(習氣)와 5무간죄의 업보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
자체가 큰 해탈 바다가 되는 것이다.
師示衆云,道流 야 佛法 은 無用功處 요 祇是平常無事 니 屙屎送
尿하며 著衣喫飯하며 困來卽臥 라 愚人 은 笑我나 智乃知焉이니라
古人 이 云,向外作工夫 는 總是癡頑漢 이라 하니라 儞且隨處作主 하
면 立處皆眞 하야 境來 에 回換不得 하야 縱有從來習氣五無間業 하야
도 自爲解脫大海 니라
요즈음 공부하는 이들은 도대체 법을 모른다.마치 양(羊)이
코를 들이대어 닿는 대로 입안으로 집어넣는 것처럼,머슴인지
주인인지 가리지 못하고 나그네인지 주인인지 구분치 못한다.
이와 같은 무리들은 삿된 마음으로 도에 들어왔으므로 번잡스런
곳에는 들어가지 못하니,어찌 진정한 출가인이라 할 수 있겠는
가.그야말로 꼼짝없는 속인일 뿐이다.
출가한 사람은 모름지기 평상 그대로의 바른 견해를 잘 가려
내야 한다.그리하여 부처와 마구니를 구분하고 참됨과 거짓을
구분하며,범(凡)과 성(聖)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이렇게 가
려낼 수 있다면 참된 출가라고 할 것이지만,부처와 마구니를
구분하지 못한다면 그저 한 집에서 나와 또 다른 집으로 들어간
것에 불과하다.이는 업을 짓는 중생이지 진정한 출가인이라고
는 할 수 없다.지금 부처와 마구니가 한 몸이어서 물과 우유가
섞여 있듯 구분할 수 없다.그러나 거위왕이 우유만을 먹듯이,
눈 밝은 도인(道人)이라면 마구니와 부처를 함께 쳐버린다.그대
들이 만약 성(聖)을 좋아하고 범(凡)을 싫어한다면 생사 바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