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7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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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산록/四家語錄 117
“그대가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죄를 한 번 용서해 준다.”
“ 사느냐 죽느냐가 다만 이 한마디 말에 달려 있습니다.”
“ 그대의 견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만,어떤 사람은 믿지 않
는다.”
“ 누군데요?”
위산스님께서는 노주(露柱:법당 앞 큰 돌기둥)를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이것이다.”
“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그러자 위산스님께서도 말씀하셨다.
“너야말로 무슨 말을 하느냐?”
“ 흰 쥐는 밀어보아도 은대(銀臺)는 꼼짝 않습니다.”
8.
스님이 위산스님께 여쭈었다.
“눈앞에 나타나는 대용(大用)을 스님께서는 분명히 지적해 주
십시오.”
그러자 위산스님은 법좌에서 내려오시더니 방장실로 돌아가
셨다.스님이 뒤를 따라 들어가자 위산스님께서 물으셨다.
“그대는 조금 전에 내게 무어라 물었지?”
스님이 했던 질문을 되풀이하자 위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대답한 말을 기억하고 있느냐?”
“ 기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