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8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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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위앙록
“그러면 한번 말해 보아라.”
그러자 스님은 “안녕히 계십시오”하고 나오는데 위산스님이
“틀렸어”하자 머리를 홱 돌리고는 말하였다.
“지한(香嚴智閑:?~898)사제가 오면,제가 대꾸를 못 했다
고 전하지는 말아야 할 것입니다.”
9.
스님이 위산의 앞 언덕바지에서 소를 치고 있던 중에 한 스
님이 산 위로 올라가는 것을 보았는데,오래지 않아 바로 내려
오자 그 스님에게 물었다.
“스님은 무엇 때문에 위산스님의 회상에 머무르지 않는가?”
“ 인연이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 어떤 인연인지 나에게 말해 보아라.”
“ 위산스님께서는 저에게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귀진(歸眞:진리의 자리로 돌아간다)이라고 대답했
더니,돌아갈 진리라는 것이 어디 있느냐고 하셨습니다.그런데
제가 대꾸를 못 했습니다.”
“ 그대는 다시 돌아가서 큰스님에게 ‘제가 그것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하여라.큰스님께서 어떻게 말하겠느냐라고 물으
시거든 다만 ‘눈 속․귀 속․콧구멍 속입니다’하여라.”
그 스님이 돌아가서 일러준 대로 하였더니 위산스님께서 말
씀하셨다.
“이 거짓말쟁이야.그 대답은 5백 명의 선지식(善知識)을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