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8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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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위앙록


               “그렇지 않습니다.”
               “ 그렇다면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백장스님은 호랑이의 머리만 탈 줄 알았을 뿐,꼬리를 붙잡
            을 줄은 몰랐습니다.”
               “ 그대는 말이 좀 험악하구먼.”




               74.
               남전스님이 황벽스님에게 물었다.

               “정(定)과 혜(慧)를 균등하게 배워 불성을 분명히 본다고 한
            이 이치는 무엇인가?”

               “ 하루종일 어디에도 의지하지 않습니다.”
               “ 그대가 그런 경계를 보았는가?”
               “ 감히 그렇겠습니까.”

               “ 물[獎水]값은 우선 그만두고라도 짚신값은 누구에게 받지?”
               황벽스님은 그만두어 버렸다.



               이 기연에 대해 위산스님께서 스님에게 물으셨다.
               “황벽스님이 남전스님을 붙들지 못한 것이 아닐까?”

               “ 그렇지 않습니다.황벽스님에겐 호랑이를 사로잡는 덫이 있
            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 그대의 견처가 이렇게나 자랐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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