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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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산록/四家語錄 33
12.
스님께서 찻잎을 따시다가 앙산스님에게 말씀하셨다.
“종일토록 찻잎을 따도 그대의 소리만 들릴 뿐 그대의 모습
은 보이질 않는구나!”
앙산스님이 차나무를 흔들자 스님은 말씀하셨다.
“그대는 작용만을 얻었을 뿐 본체는 얻지 못하였다.”
“ 그렇다면 스님께선 어찌하시겠습니까?”
스님께서 잠자코 한참을 있자 앙산스님은 말하였다.
“스님께선 본체만을 얻었을 뿐 작용은 얻질 못하셨습니다.”
“ 네놈에게 몽둥이 30대를 때려야겠구나.”
“ 스님의 방망이는 제가 맞습니다만 저의 방망이는 누가 맞습
니까?”
“ 네놈에게 몽둥이 30대를 때려야겠구나.”
수산 성념(首山省念:926~993)스님은 말하였다.
“종사(宗師)라면 모름지기 법을 구별할 줄 아는 안목을 갖추어
야만 한다.당시에 위산스님이 아니었다면 울타리나 벽을 더듬는
꼴을 보았을 것이다.”
낭야 혜각(瑯王耶慧覺)스님은 말하였다.
“5경(五更:새벽 3~5시)이 되어 일찍 일어난 줄 알았더니 벌
써 밤에 떠난 사람이 있었군.”
또 말하였다.
“위산스님이 아니었더라면,하마터면 모두 죽을 뻔했을 것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