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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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위앙록
백운 수단(百雲守端:1025~1072)스님은 말하였다.
“부자가 서로 만나 의기(意氣)가 투합하고 안팎으로 쪼아 병아
리가 알을 깨고 나오듯 동시에 기봉이 마주쳤다.그렇긴 해도 필
경 어떻게 말해야만 체용(體用)이 모두 완전할 수 있을까?위산
스님이 앙산스님에게 방망이 30대를 때린 것은 자식을 기를 인
연이었다 하겠다.”
장산 근(蔣山懃)스님이 말하였다.
“장공(張公)이 잠깐 이공(李公)의 친구되어 이공에게 벌주(罰酒)
한 잔 대접하려다가 도리어 이공에게 벌주 한 잔 당했으니 이야
말로 솜씨 중의 솜씨로구나.”
옥천 종련(玉泉宗璉)스님은 말하였다.
“설사 체용이 둘 다 완전하다 해도 애초부터 빗나가 버렸는데
야 어찌하랴.빗나가 버린 것은 우선 그만두고라도 그에게 30대
의 방망이를 때린 것은 또 어떠한가?석 잔 술로 도련님의 얼굴
을 화장하고,한 송이 꽃을 미인의 머리에 꽂는다네.”
13.
스님께서 막 앉으려 하시는데 앙산스님이 들어왔다.스님은
말씀하셨다.
“혜적(慧寂)아!5음(五陰)의 경계에 들어가지 말고서 얼른 한
마디 해보라.”
“ 저는 아직 신심도 확고하지 않습니다.”
“ 그대는 믿음을 이룩하지 못했는가,아니면 믿지 않음을 이
룩하지 못했는가?”
“ 다만 혜적일 뿐 다시 누구를 믿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