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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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산록/四家語錄 35
“그렇다면 정성성문(定性聲聞:부처될 가망이 없는 고정적인
성문)이로구나.”
“ 혜적은 부처님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14.
스님께서 앙산스님에게 물으셨다.
“열반경 40권에서 어느 정도가 부처님 말씀이며 어느 정도
가 마군의 말이겠느냐?”
“ 모조리 마군의 말입니다.”
“ 앞으로는 그대를 어찌해 볼 사람이 없을 것이다.”
앙산스님이 물었다.
“혜적의 지난 한때의 처신[行履:무종의 폐불로 강제 환속당
했던 일]은 어찌 됩니까?”
“ 그대의 바른 안목이 중요할 뿐,그때 그 일은 말하지 않겠
다.”
15.
앙산스님이 빨래를 밟다가 불쑥 스님께 여쭈었다.
“바로 이러할 때에 스님께서는 어찌하시겠습니까?”
“ 바로 이러할 때에는 어찌할 수가 없구나.”
앙산스님이 말했다.
“스님은 본체는 있어도 작용이 없습니다.”
스님께서는 말없이 잠자코 계시다가 불쑥 물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