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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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위앙록


               “그대는 이러할 때 어찌하겠느냐?”
               “ 바로 이러할 때 스님께서는 이것을 보셨습니까?”

               “ 그대는 작용은 있어도 본체는 없구나.”
               스님께서 그 뒤에 갑자기 앙산스님에게 물으셨다.
               “그대가 지난봄에 한 말은 완전하질 못했으니 지금 다시 말

            해 보아라.”
               “ 바로 이런 때에 간절한 호소는 금물입니다.”

               “ 감옥살이하는 동안에 꾀가 제법 늘었구나.”



               16.

               스님께서 물병을 앙산스님에게 건네주려다가 앙산스님이 받
            으려 하자 손을 얼른 오므리고 말씀하셨다.
               “무엇이냐?”

               “ 스님께서는 무엇을 보셨습니까?”
               “ 그렇다면 무엇을 나에게서 받으려 했는가?”

               “ 그렇기는 합니다만 인의(仁義)의 도리에서는 스승의 물병을
            받아 물을 떠다 드리는 것이 본분사라 하겠습니다.”
               스님은 그제서야 물병을 건네주셨다.




               17.
               스님이 앙산스님과 함께 가다가 잣나무를 가리키시면서 말씀

            하셨다.
               “앞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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