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선림고경총서 - 13 - 위앙록
P. 37
위산록/四家語錄 37
“잣나무입니다.”
스님은 다시 밭에서 김매는 농부에게 물었는데 농부 역시
“잣나무입니다”하자 “밭에서 김매는 농부도 뒷날 5백 명 정도
의 대중은 거느리겠구나”하셨다.
위산 철(潙山喆)스님은 말하였다.
“나 같으면 그렇게 하지 않겠다.차라리 ‘김매는 어르신네여,
나는 그대만 못하다’라고 하였으리라.말해 보라.대원(大圓:위
산스님의 시호)이 옳은지 내가 옳은지를.만일 어떤 사람이 분별
할 수 있다면 그대가 법을 가려낼 수 있는 안목을 갖추었다고 인
정하겠지만,만약 분별하지 못한다면 불법이 치연하게 생멸하리
라.”
신정 홍인(神鼎洪諲:?~901)스님은 말하였다.
“의도가 김매는 데 있었겠느냐?앙산의 경계에 있었겠느냐?아
니면 모두 아닌가?여러 상좌(上座)들이여,일체법이 분분하나 다
시는 일삼을 필요가 없다.그들 사제간의 대화는 같은 길을 가는
자만이 알 것이다.”
18.
스님께서 앙산스님에게 물으셨다.
“어디 갔다 오느냐?”
“ 밭에서 돌아옵니다.”
“ 벼는 잘 베었느냐?”
앙산스님이 벼 베는 시늉을 하자 스님이 말씀하셨다.
“그대가 가지고 온 벼는 푸르던가 누렇던가,푸르지도 누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