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7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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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록/祖堂集 117


               “그렇게 말하기는 쉬우나 계속하기는 퍽이나 어려울 것이다.”



               운거(雲居)스님이 대신 말씀하셨다.
               “제가 만일 말한다면 객 가운데 주인이 되지 못합니다.”



               13.
               스님께서 설봉(雪峯)스님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디로 가려는가?”
               “ 영(嶺)으로 들어가렵니다.”
               “ 그대는 비원령(飛猿嶺)을 지나지 않는가?”

               “ 그렇습니다.”
               “ 올 때에는 어찌하겠는가?”

               “ 역시 그리로 와야 됩니다.”
               “ 누군가 비원령을 거치지 않고 거기에 이르는 이가 있다면
            어찌하겠는가?”

               “ 그 사람은 가고 옴이 없습니다.”
               “ 그대는 그 사람을 아는가?”

               “ 모릅니다.”
               “ 알지도 못한다면 어찌 가고 옴이 없는 줄을 아는가?”
               설봉스님이 대답을 못 하니 스님이 대신 말씀하셨다.

               “그저 모르기 때문에,가고 옴이 없는 것입니다.”


               14.

               스님께서 언젠가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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