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0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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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조동록
“옛사람이 말하기를,‘백 가지 대답을 해도 한 물음도 없다’
하였는데 그 뜻이 무엇입니까?”
“ 맑은 하늘에 밝은 달이로다.”
다시 물었다.
“지금은 ‘백 가지를 물어도 한 대답도 없다’하는데,그 뜻이
무엇입니까?”
“ 검은 구름이 뭉게뭉게 일어나는구나.”
19.
한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는 무슨 도리를 보았기에 이 산에 사십니까?”
“ 진흙소[泥牛]두 마리가 싸우면서 바다로 들어가는 것을 보
았는데 아직껏 소식이 없다.”
20.
한 스님이 물었다.
“백천의 부처님께 공양하는 것보다 닦을 것 없는 사문 한 분
에게 공양하는 것이 낫다는데,백천 부처님께서는 어떤 허물이
있습니까?”
“ 허물은 없고,그저 공덕을 쌓는 편에서 한 말이다.”
“ 공덕을 쌓지 않는다면 어떻습니까?”
“ 보임(保任)이 있어야 옳은 줄을 모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