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2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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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조동록
“신하가 죽은 뒤엔 어찌 됩니까?”
“ 임금이 있는 줄 모른다.”
23.
한 스님이 물었다.
“선지식이 세상에 나오시면 학인은 의지할 곳이 있겠지만 열
반에 드신 뒤엔 어찌해야 모든 경계에 혹하지 않겠습니까?”
“ 마치 허공의 불꽃바퀴 같은 것이다.”
“ 그러나 지금도 끝없이 망령되이 일어나는 데야 어찌하겠습
니까?”
“ 태워 버리는 것이 상책이다.”
24.
한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 세상에 나오셔서 몇 사람에게나 스님의 불법을 인
정받으셨습니까?”
“ 한 사람도 인정해 주는 이가 없었다.”
“ 어째서 인정해 주지 않습니까?”
“ 그들은 제각기 기상이 왕과 같기 때문이다.”
25.
스님께서 운거(雲居)스님에게 물었다.
“그대는 형상[色]을 좋아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