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1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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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록/祖堂集 121


               21.
               한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새의 길[鳥道]*을 걸으라’하셨다는
                                                     7)
            데 어떤 것이 새의 길입니까?”
               “ 한 사람도 만나지 못하는 곳이다.”

               “ 어떤 것이 ‘걷는 것[行]입니까?”
               “ 발 밑에 실오리 하나도 없는 것이다.”

               “ 그러면 본래 사람[本來人]이 아니겠습니까?”
               “ 그대는 어째서 거꾸러졌느냐?”
               “ 제가 언제 거꾸러졌습니까?”

               “ 거꾸러지지 않았다면 어째서 하인을 상전으로 모시느냐?”
               “ 무엇이 본래 사람입니까?”

               “ 새의 길을 걷지 않는 것이다.”


               22.

               한 스님이 물었다.
               “6국(六國)이 편치 않을 때엔 어떻습니까?”

               “ 신하에게 공이 없다.”
               “ 신하에게 공이 있을 때엔 어떻습니까?”
               “ 나라가 평안하다.”

               “ 평안해진 뒤엔 어떻습니까?”
               “ 군신(君臣)의 도가 합한다.”



            * 조동록  p.73각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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