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1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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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록/祖堂集 131
지 않는다 하였겠느냐?”
서봉스님이 한참 망설인 끝에 “상좌야!”하고 불러 상좌가
대답하니 “쓰레기더미로구나!”하셨다.
39.
스님께서 대중에게 설법하셨다.
“손을 펴서도 배우고,새의 길에서도 배우고,현묘한 길에서
도 배운다.”
이에 보수(寶壽)스님이 수긍치 않고 법당 밖으로 나가서 말씀
하셨다.
“저 노장은 무슨 그리 급한 일이 있는가?”
이에 운거스님이 스님께로 가서 말했다.
“스님의 그런 말씀을 어느 한 사람은 수긍치 않습니다.”
“ 수긍하는 이를 위해서 말했지 수긍치 않는 이를 위한 것이
아니다.그런데 그 수긍치 않는 자를 나오라 하라.내가 만나 보
겠다.”
운거스님이 말씀하셨다.
“수긍치 않는 자가 없습니다.”
“ 그대는 금방 말하기를,‘누군가 한 사람은 수긍치 않는다’
하더니,어째서 다시 ‘수긍치 않음이 없다’하는가?어서 나서게
하라.”
“ 나서면 수긍하는 것입니다.”
“ 그렇다.수긍하는 것이 수긍치 않는 것이고,나서는 것이 나
서지 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