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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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록/祖堂集 133
41.
한 스님이 물었다.
“서로 만나서 아무것도 드러내지 않았으나 마음을 움직였다
하면 알아차린다 하였는데 이 뜻이 무엇입니까?”
스님께서 손을 머리까지 올려 합장하였다.
보자(報慈)스님이 이 일을 어떤 스님에게 물었다.
“동산스님이 입 속으로는 그렇게 말해 놓고,그렇게 한 것이
합장정대인가?”
대답이 없자 스스로 대신 말씀하셨다.
“맥(脈)하나로 양쪽을 잡았다.”
42.
한 스님이 물었다.
“맑은 강 저쪽에는 무슨 풀이 있습니까?”
“ 싹트지 않는 풀이다.”
“ 강을 건너간 이는 어떻습니까?”
“ 온갖 것은 다한 것이다.”
스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싹트지 않는 풀이 어째서 큰 코끼리[香象]를 갈무리하는가.
큰 코끼리라 함은 지금[今時]의 공부가 결과를 이루는 것이요,
풀이라 함은 본래 싹트지 않는 풀이요,갈무리한다 함은 본래(本
來)행상(行相)채워 나가는 것을 인정치 않으므로 갈무리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