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0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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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스님께서 대중에게 설법하셨다.
“제방에는 사람을 놀라게 하는 구절이 있다지만 여기 내게는
뼈를 깎는 말이 있다.”
한 스님이 나서서 물었다.
“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제방에는 사람을 놀라게 하는 구절
이 있지만 여기 내게는 뼈를 깎는 말이 있다’하셨다는데 그렇
습니까?”
“ 그렇다.이리 오너라.그대 뼈도 깎아 주겠다.”
“ 이쪽 저쪽 다 깎아 주십시오.”
“ 깎지 않으리라.”
“ 그 좋은 솜씨로 어째서 깎아 주지 않으십니까?”
“ 그대는 듣지 못했는가?세상의 명의(名醫)는 손을 쓰지 않는
다 하였다.”
운문(雲門)스님이 서봉(西峯)에 이르니,서봉스님이 물었다.
“나는 동산스님이 뼈를 깎아 준다는 말만 들었을 뿐 자세히
알지 못하는데,그대가 자세히 말해 주지 않겠는가?”
이에 운문스님이 앞의 이야기를 자세히 해주니,서봉스님이
합장을 하고 말했다.
“그렇게까지 자세히 가르쳐 주셨구나.”
운문스님이 다시 이 일을 서봉스님에게 물으니,서봉스님이
대답했다.
“동산스님이 앞에서 했던 말을 해보아라.너의 뼈를 깎아 주
겠다.제2기(第二機)나그네[賓家]가 왔을 때엔 어째서 깎아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