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6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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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까?”
“ 그렇다면 그대는 어째서 거기에 살지 않았는가?”
“ 살기는 사양치 않으나 서천(西天)의 누군가가 긍정치 않을
것입니다.”
31.
스님께서 운거(雲居)스님에게 물었다.
“어디를 다녀오는가?”
“ 산을 둘러보고 옵니다.”
“ 어느 산이 살 만하던가?”
“ 어느 산인들 살지 못하겠습니까?”
“ 그렇다면 당(唐)나라 안의 모든 산을 몽땅 그대가 차지해야
되겠구나.”
“ 그렇지는 않습니다.”
“ 그렇다면 그대는 들어갈 문턱을 얻었구나.”
“ 길[路]이 없습니다.”
“ 길이 없다면 어떻게 나를 만나러 왔는가?”
“ 길이 있다면 간격이 생깁니다.”
“ 이 사람은 뒷날 천만 사람이 잡아도 머무르지 않을 것이다.”
32.
스님께서 늑담(泐潭)에 갔더니 정상좌(政上座)가 대중에게 설
법하기를,“그것 참 신기하구나!불가사의한 도의 세계[道界]여,
불가사의한 부처님의 경계[佛界]여!”하였다.그것을 보고 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