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4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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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조동록
43.
한 비구니가 큰방 앞에 와서 말했다.
“이렇게 많은 무리가 몽땅 내 자식들이로다.”
이에 아무도 대답을 못 했다.
어떤 사람이 스님께 이야기했더니 스님께서 대신 말씀하셨다.
“나도 그대에게서 태어났다.”
44.
한 스님이 바리때를 들고 항상 가는 속인의 집에 갔더니,속
인이 물었다.
“스님은 무엇을 요구하십니까?”
“ 무엇을 가리겠소.”
속인이 풀을 가득 바리때에 채워 주면서 말했다.
“바로 이르면 공양하겠지만 이르지 못하면 그냥 가시오.”
그 스님은 대답이 없었다.
어떤 사람이 스님께 이야기하니,스님께서 대신 말씀하셨다.
“그것은 가리는 것이니,안 가리는 것을 갖다 주시오.”
45.
스님께서 한 스님에게 물었다.
“마음과 법 둘 다 잊어 성품이 참되면,그것은 몇째 자리가
되는가?”
“ 두 번째 자리입니다.”
“ 어째서 그것을 첫 번째 자리라 하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