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1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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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산록/五家語錄 171
“모든 부처님도 이 병이 있습니까?”
“ 있지.”
“ 있다고 한다면 무엇 때문에 병들지 않습니까?”
“ 그대를 위해 깨어 있기[惺惺]때문이다.”
16.
한 스님이 물었다.
“사문(沙門)이라면 큰 자비를 갖춘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 그렇지.”
“ 여섯 도적이 찾아오면 어찌해야 합니까?”
“ 역시 큰 자비로 무장해야 한다.”
“ 어떻게 큰 자비로 무장합니까?”
“ 단칼에 휘둘러 없애야지.”
“ 없앤 뒤엔 어떻습니까?”
“ 비로소 그들과 동화될 수 있다.”
17.
한 스님이 물었다.
“눈썹과 눈이 서로를 알까요?”
“ 모른다.”
“ 어째서 모를까요?”
“ 한 곳에 있기 때문이지.”
“ 그렇다면 나누질 못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