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0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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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조동록


            군요.”
               “ 너는 임금의 의도를 아느냐?”

               “ 밖[外方]에서 감히 어쩌고 할 일이 아닙니다.”
               “ 그래,그렇다네.”



               14.
               한 스님이 말했다.

               “저는 온몸이 병들었으니 스님께서 치료해 주십시오.”
               “ 치료해 주지 않겠네.”
               “ 어째서 치료해 주지 않으십니까?”

               “ 그대를 죽지도 살지도 못하게 하련다.”



               15.
               한 스님이 물었다.
               “옛사람이 ‘나에게 큰 병이 있는데 세속에서 고칠 병이 아니

            다’하였는데 무슨 병인지 모르겠습니다.”
               “ 수술해도 고치지 못하는 병이다.”

               “ 일체 중생에게도 이 병이 있습니까?”
               “ 사람마다 다 있다.”
               “ 스님도 이 병이 있습니까?”

               “ 병이 생겨나는 곳을 찾을래야 찾을 수 없다.”
               “ 일체 중생은 어째서 병들지 않습니까?”

               “ 일체 중생이 병들면 중생이 아니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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