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6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P. 166
166 조동록
못했다 하는구나.”
현각(玄覺)스님은 말하였다.
“어느 곳에서 그에게 술을 마시라고 주었느나.”
9.
경청(鏡淸)스님이 물었다.
“맑고 텅 빈 이치라서 아예 몸이 없을 땐 어떻습니까?”
“ 이치[理]로야 그렇다 치고 사실[事]은 어떡하려고.”
“ 이치로나 사실로나 여여합니다.”
“ 나 한 사람 속이는 것이야 그럴 수 있다 치고 여러 성인의
눈은 어찌하겠느냐?”
“ 여러 성인의 눈이 없다면 그렇지 않은 줄을 어찌 비춰 보겠
습니까?”
“ 법으로야 바늘만큼도 용납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수레도
통할 수 있는 법이지.”
대위 철(大潙喆)스님이 말하였다.
“조산이 비록 옥을 잘 다듬기는 하나 경청의 옥에는 본래 흠
집이 없었는 데야 어찌하랴.알고 싶으냐.잽싼 솜씨를 빌리지
않으면 결국 못 쓰는 그릇을 만든다.”
10.
스님께서 덕상좌(德上座)에게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