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9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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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산록/五家語錄 169
“말을 하려면 확실히 해야 얼추 맞았다 할 것이다.”
“ 그렇다면 스님께서는 어떻게 말씀하시겠습니까?”
“ 나귀가 우물을 보는 격이지.”
13.
육긍대부(陸亘大夫)가 남전(南泉)스님에게 물었다.
“성이 무엇입니까?”
“ 왕씨(王氏)요.”
“ 왕에게도 권속이 있습니까?”
“ 네 명의 신하가 어둡지 않습니다.”
“ 왕은 어느 자리에 거처합니까?”
“ 옥전(玉殿)에 이끼가 끼었습니다.”
한 스님이 이 이야기를 가지고[擧揚]스님(조산)께 물었다.
“옥전에 이끼가 끼었다는 뜻이 무엇입니까?”
“ 정위(正位)에 자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 팔방에서 찾아와 조회할 땐 어떻습니까?”
“ 그는 절을 받지 않는다.”
“ 무엇 때문에 찾아와서 조회를 할까요?”
“ 어기면 목을 베기 때문이지.”
“ 어기는 것은 신하의 일[分上]입니다만,임금의 의도가 무엇
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 추밀원(樞密院:왕명 출납기관)은 왕명을 받지 못한다.”
“ 그렇다면 이치를 빛낸 공로가 고스란히 재상에게 돌아가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