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8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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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조동록


               56.
               한 스님이 물었다.

               “무엇이 불법의 요지입니까?”
               “ 도랑과 골짜기를 꽉 메웠다.”



               57.
               한 스님이 물었다.

               “어떤 짐승이 사자입니까?”
               “ 아무 짐승도 가까이하지 못하지.”
               “ 어떤 짐승이 사자새끼입니까?”

               “ 부모를 능히 삼킬 수 있는 자이다.”
               “ 이미 뭇 짐승이 가까이하지 못한다 했는데 무엇 때문에 새

            끼한테 먹힐까요?”
               “ 새끼가 포효하면 할애비까지도 다 없어진다는 말을 듣지도
            못했는가?”

               “ 다한 뒤엔 어찌 됩니까?”
               “ 온몸이 아비에게 돌아가지.”

               “ 할애비가 없어졌는데 아비는 어디로 돌아가는지요?”
               “ 돌아갈 곳도 없다.”
               “ 앞에서는 무엇 때문에 온몸이 아비에게 돌아간다 하셨습니

            까?”
               “ 비유하면 왕자가 한 나라의 일을 해내는 것과 같다.”

               다시 말씀하셨다.
               “여보게,이 일은 한쪽에 막혀서는 안 되니,고목 위에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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