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7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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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산록/五家語錄 187


               “해골 속의 눈동자이지.”
               그 스님은 알아듣지 못하고서 석상(石霜)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고목 안에서 용이 우짖는 것입니까?”
               “ 그래도 기뻐하는 빛을 띠고 있구나.”
               “ 어떤 것이 해골 속의 눈동자입니까?”

               “ 그래도 식(識)을 띠고 있구나.”
               이번에도 알아듣지 못하고 다시 스님께 물었다.

               “어떤 것이 고목 속에서 용이 우짖는 것입니까?”
               “ 혈맥이 끊기지 않는다.”
               “ 어떤 것이 해골 속의 눈동자입니까?”

               “ 다 마르지 않았다.”
               “ 잘 모르겠습니다.들을 수 있는 자가 있습니까?”

               “ 온 누리에 듣지 못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 잘 모르겠습니다.고목 속의 울음이란 무슨 법문[章句]입니
            까?”

               “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듣는 자는 모두 죽는다.”
               그리고는 이어서 게송을 들려주셨다.



                 고목에 용이 우짖을 때 진실로 도를 보고
                 해골에 식이 없어야 눈이 비로소 밝아지리.
                 기쁨의 식이 다할 때 소식도 다하는데
                 바로 그 사람,어떻게 탁함 속의 맑음을 분별하랴.
                 枯木龍吟眞見道 髑髏無識眼初明
                 喜識盡時消息盡 當人那辨濁中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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