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2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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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조동록
“어째서 알아보지 못합니까?”
“ 같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나누지 못하겠습니다.”
“ 그렇다고 눈썹이 눈은 아니다.”
“ 무엇이 눈입니까?”
“ 뚜렷한 것이다.”
“ 무엇이 눈썹입니까?”
“ 나도 그것을 의심한다.”
“ 스님께선 어찌하여 의심하십니까?”
“ 내가 만일 의심치 않는다면 뚜렷한 것이기 때문이다.”
9.
한 스님이 물었다.
“항상 생사 바다에 빠져 있는 이는 누구입니까?”
“ 겹쳐 보이는 달[第二月]이다.”
“ 벗어나고자 합니까?”
“ 벗어나려 하나 길이 없을 뿐이다.”
“ 벗어날 때엔 어떤 사람이 그를 맞이합니까?”
“ 무쇠칼[鐵枷]쓴 자가 맞이한다.”
10.
한 스님이 물었다.
“밝은 달이 중천에 떴을 때는 어떻습니까?”
“ 그래도 섬돌 밑의 첨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