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3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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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산록/祖堂集 213
“스님께서 섬돌 위로 끌어올려 주십시오.”
“ 달 떨어진 뒤에 만나자.”
11.
한 스님이 물었다.
“매우 희박할 땐 어떻게 의지해야 합니까?”
“ 들릴락말락[希夷]하지 않느니라.”
“ 무얼 하십니까?”
“ 재채기하지 않는다.”
“ 그렇다면 코를 흘려야겠습니다.”
“ 재채기하지 않는데 무슨 코를 흘리겠느냐.”
12.
한 스님이 물었다.
“소 한 마리가 물을 마시니 말 다섯 마리가 울지 못했는데
어떻습니까?”
“ 나 조산(曹山)은 벌써 탈상했느니라.”
13.
한 스님이 물었다.
“형상[相]에서 어느 것이 진실입니까?”
“ 형상 그대로가 진실이다.”
“ 무엇을 보여주시겠습니까?”
그러자 스님께서 찻종지를 번쩍 들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