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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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조동록


               스님이 운암스님에게 물었다.
               “서로 보고 싶을 땐 어찌해야 합니까?”

               “ 심부름하는 사람에게 안부를 묻도록 하게.”
               “ 보고 묻는 중입니다.”
               “ 그래,그대에게 무어라고 하더냐.”



               운암스님이 짚신을 만드는데 스님이 가까이 앞으로 가서 말

            하였다.
               “스님의 눈동자를 좀 주실 수 있겠습니까?”
               “ 누구에게 주려느냐?”

               “ 제게 없어서입니다.”
               “ 설사 있게 된다 해도 어디다 붙이겠느냐?”

               스님이 말이 없자 운암스님이 말하였다.
               “눈동자를 구걸하는 것이 눈이더냐?”
               “ 눈은 아닙니다.”

               운암스님은 별안간 악[喝]!하고는 나가 버렸다.


               스님이 운암스님을 하직하자 스님이 말하였다.

               “어디로 가려느냐?”
               “ 스님과 이별하긴 합니다만 갈 곳을 정하진 못했습니다.”

               “ 호남으로 가지 않느냐?”
               “ 아닙니다.”
               “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겠느냐?”

               “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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