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P. 28

28 조동록


               “석실로 들어가더니 어찌 그리 빨리 돌아오느냐?”
               원주가 대꾸가 없자 스님은 대신 말하였다.

               “그곳에는 이미 차지한 사람이 있어서입니다.”
               운암스님은 말하였다.
               “그대는 다시 가서 무엇하겠느냐?”

               스님이 말하였다.
               “인정을 끊어서는 안 됩니다.”



               운암스님이 한 비구니에게 물었다.
               “그대의 아버지는 살아 계시는가?”

               “ 계십니다.”
               “ 연세가 얼마나 되셨는가?”

               “ 팔십입니다.”
               “ 그대에게는 나이 팔십이 아닌 아버지가 있는데 알겠느냐?”
               “ 아마도 이렇게 찾아온 자가 아닐는지요.”

               “ 오히려 손자뻘이지.”
               스님(동산)이 말하였다.
               “이렇게 찾아온 자가 아니라 해도 손자뻘이지.”



               2.

               스님이 제방을 돌아다니다가 노조(魯祖:馬祖道一의 法을 이
            음)스님을 참례하였다.절하고 일어나 곁에 섰다가 이내 나와서

            다시 들어가자 노조스님이 말하였다.
               “이럴 뿐이며,이럴 뿐이니,그러므로 이러하다.”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