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8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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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조동록
신산스님은 말하였다.
“누굴까?”
“ 사형께 질문 한 번 받고 완전히 죽어 버렸습니다.”
“ 마음을 설명하고 성품을 설하는 사람이라니 누구지?”
“ 죽음 속에서 살아났습니다.”
11.
스님이 설봉 의존(雪峯義存:822~908)스님에게 물었다.
“어디서 오느냐?”
“ 천태산(天台山)에서 옵니다.”
“ 지자(智者)스님을 뵈었느냐?”
“ 제가 무쇠방망이 맞을 짓을 했습니다.”
설봉스님이 올라가 문안을 드리자 스님은 말하였다.
“문 안에 들어오면 무슨 말이 있어야지.들어왔다고만 해서
야 되겠느냐?”
“ 저는 입이 없습니다.”
“ 입 없는 것은 우선 그만두고 나에게 눈을 돌려 다오.”
설봉스님은 대꾸가 없었다.
운거 도응(雲居道膺:?~902)스님은 앞의 말에 달리 말하였다.
“입 생긴 뒤에 말씀드리겠으니 기다리십시오.”
장경 혜릉스님은 달리 말하였다.
“그렇다면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