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5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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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록/五家語錄 35
“무엇 때문에 빨리 말하지 않느냐?”
“ 언쟁해서는 안 됩니다.”
“ 하라는 말도 못 하면서 무슨 언쟁은 안 된다고 말하는가.”
초수좌가 대꾸가 없자 스님이 말하였다.
“부처다 도다 하는 것은 모두가 언어이니,교(敎)를 인용해
보지 않겠는가?”
“ 교에서 무슨 말을 하였습니까?”
“ 뜻[意]을 체득하고서는 말을 잊는다 하였네.”
“ 그래도 교의(敎意)를 가지고 마음에서 병을 만들고 있군요.”
“ 부처의 세계와 도의 세계를 설명하는 병은 어느 정도이더
냐?”
초수좌는 또 대꾸가 없더니 다음날 홀연히 죽어 버렸다.그
리하여 스님은 당시 ‘질문으로 수좌를 죽인 양개(良价)’라고 불
렸다.
10.
스님이 신산 밀사백(神山密師伯)과 물을 건너게 되었을 때 물
었다.
“어떻게 물을 건너야겠습니까?”
“ 다리가 젖지 않게 건너야지.”
“ 아이고,무슨 말씀을.”
“ 그대는 어떻게 건너려는가?”
“ 다리가 젖지 않게 건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