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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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록/五家語錄 37
“바느질을 한다네.”
“ 바느질하는 일은 어찌해야 합니까?”
“ 땀땀이 서로 같아야 하네.”
“ 20년을 같이 다녔는데도 이런 말씀을 하시다니요.어찌 이
렇게 공부하십니까?”
“ 그대라면 어찌하겠는가?”
“ 땅에서 불이 일어나는 듯한 도리입니다.”
신산스님이 스님에게 물었다.
“지식(知識)으로 알 수 있는 것 치고 해보지 않은 것이 없네.
그러니 ‘단도직입하는 곳[徑截處]’에 대해서는 스님이 한마디 해
주시게.”
“ 사형께서는 어떻게 공부를 하려 하십니까?”
신산스님은 여기에서 단박 깨닫고 일상과는 다른 응대를 하
였다.
그 뒤 함께 외나무다리를 건너는데 스님이 먼저 건넌 뒤 외
나무다리를 들고서 말하였다.
“건너오십시오.”
신산스님이 “양개화상!”하고 부르자 스님은 외나무다리를
놓아주었다.
스님이 신산스님과 함께 길을 가다가 길가의 절을 가리키면
서 말하였다.
“이 안에 심성(心性)을 설하는 자가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