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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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문익(法眼文益:885~958)스님은 대신 말하였다.
“그렇다면 저는 주를 내지 않겠습니다.”
8.
스님이 과거에 행각할 때 길에서 물을 걸머진 한 노파를 만
났었다.스님이 마실 물을 찾았더니 그 노파가 말하였다.
“물을 마시는 것은 무방합니다만 제게 질문이 하나 있으니
먼저 질문을 해야겠습니다.”
“ 말해 보십시오.”
“ 이 물에 티끌이 얼마나 있습니까?”
“ 티끌이 없습니다.”
노파는 말하였다.
“내가 걸머진 물을 더럽히지 말고 가십시오.”
9.
스님이 늑담(泐潭)에 있으면서 초수좌(初首座)가 하는 말을
들었다.
“정말 신통하다,정말 신통해.불가사의하도다.부처님 세계
여,도의 세계여!”
그러자 스님은 질문하였다.
“부처의 세계와 도의 세계는 묻지 않겠소.부처의 세계와 도
의 세계를 말하는 자는 어떤 사람인가?”
초수좌는 한참 말이 없더니 대꾸를 못 하였다.
스님이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