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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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록/五家語錄 39


               설봉스님이 땔감을 운반하던 차에 스님의 면전에 한 단을 던
            지자 스님이 말하였다.

               “무게가 얼마나 되던가?”
               “ 온누리 사람이 들어도 들지 못합니다.”
               “ 그런데 어떻게 여기까지 던졌는가?”

               설봉스님은 말이 없었다.



               스님이 부채 위에 불(佛)자를 쓰자 운암스님이 보고 거기다
            불(不)자를 썼다.스님이 다시 아닐 비(非)자를 붙였더니 설봉스
            님이 보고는 한꺼번에 지워 버렸다.



                 흥화 존장(興化存獎:830~888)스님은 대신 말하였다.
                 “내가 너만 못하다.”

                 백양 순(白楊順)스님은 말하였다.
                 “내가 동산스님이었다면 설봉스님에게 ‘너는 나의 권속이 아니
               다’라고만 말했으리라.”

                 천발 원(天鉢元)스님은 말하였다.
                 “동산스님과 운암스님은 평지에다 공연히 무더기를 일으켰으
               며,설봉스님은 이 일로 꾀만 늘었네.”


               설봉스님이 공양주[飯頭]가 되어 쌀을 이는데 스님이 물었다.

               “모래를 일어 쌀을 걸러내느냐,쌀을 일어 모래를 걸러내느
            냐?”
               “ 모래와 쌀,양쪽 다 걸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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