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선림고경총서 - 14 - 조동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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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조동록
낭야 혜각스님은 말하였다.
“마음이 덤벙대는 자는 망한다.”
12.
운거 도응(雲居道膺:?~902)스님이 찾아와 뵙자 스님이 물
었다.
“어디서 오느냐?”
“ 취미(翠微)스님에게서 옵니다.”
“ 그는 어떤 법문으로 제자들을 가르치더냐?”
“ 취미스님이 나한(羅漢)에게 공양을 하기에 저는 물었습니다.
‘나한에게 공양을 하면 나한이 온답니까?’하니,스님은 ‘그대가
매일 먹는 것은 그럼 무엇이더냐?’하였습니다.”
스님은 말하였다.
“정말 그런 말씀을 하셨더냐?”
“ 그렇습니다.”
“ 대선지식을 헛되게 참례하지 않고 왔구나.”
스님이 운거스님에게 물었다.
“그대는 이름이 무엇이냐?”
“ 도응입니다.”
“ 향상(向上)자리에서 다시 말해 보라.”
“ 향상에서 도응이라 이름하지 못합니다.”
“ 내가 도오(道吾)스님께 대답했던 말과 똑같구나.”